신서천화력 무죄 판결, 발주자와 도급인 기준

대전지법 제2-1형사부는 2026년 10월 22일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현장 사망 사고와 관련해 한국중부발전 법인과 관계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20년 4월 배연탈황설비의 변압기 가동 시험 중 전기 아크가 폭발해 금호건설 소속 노동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사건이다.  

초안에는 사고 시점이 2020년 11월로 적혀 있었고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단정했지만, 확인된 사고 시점은 4월이며 핵심 쟁점은 발주사의 법적 지위였다.  

이번 판결을 사고 전체에 책임자가 없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된다.  

법원은 한국중부발전이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인지 건설공사 발주자인지를 따져 해당 피고인들의 형사책임 범위를 판단했다.  



사고와 재판은 어떻게 진행됐나


한국중부발전은 배연탈황설비 설치 공사를 금호건설에 맡겼고, 금호건설은 전기제어공사를 전문업체에 다시 하도급했다.  

검찰은 보호복 착용과 접근금지 울타리 등 예방조치가 부족했다고 보고 발주사와 시공사, 하도급업체 및 관계자들을 기소했다.  

1심은 한국중부발전을 건설공사 발주자로 보고 관련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중부발전이 공사를 실질적으로 총괄·관리한 도급인이라고 판단해 회사와 관계자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2026년 6월 25일 이 판단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에 돌려보냈으며, 파기환송심은 그 법리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도급인과 건설공사 발주자는 무엇이 다른가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은 관계 수급인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막기 위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반면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관리하지 않는 건설공사 발주자는 법에서 정한 도급인 범위에서 제외된다.  

명칭이나 계약서에 적힌 표현만으로 두 지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유해·위험요소에 대한 실질적 지배·관리 권한, 공사에 미친 영향력, 전문성, 시공 능력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발주사가 공정회의를 열거나 안전서류를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 시공 자체를 주도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핵심 기준이다.  


중부발전이 무죄가 된 이유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은 사고가 난 설비 시험과 실질적인 시공을 금호건설이 담당했다고 판단했다.  

한국중부발전에는 해당 공사를 직접 수행하는 면허나 전문 기술 인력이 없었고, 위험요소를 구체적으로 지배·관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중부발전에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주의 의무를 넘어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발주자가 안전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선언이 아니라 이 사건의 형사처벌 조항에서 요구하는 도급인 지위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형사책임은 법률이 정한 주체와 의무가 증명돼야 하므로 사고의 중대성과 별개로 구성요건을 구체적으로 따진 결과다.  


시공사와 하도급업체의 유죄는 남았다


이번 무죄 판결의 대상은 한국중부발전 법인과 해당 관계자들이다.  

실제 시공을 맡은 금호건설과 전기제어업체에는 각각 벌금 5천만원과 1천만원이 확정됐다.  

두 회사의 현장소장에게 선고된 징역형의 집행유예도 확정됐다.  

따라서 발주사의 무죄를 근거로 모든 피고인이 무죄가 됐다거나 안전조치 위반이 없었다고 표현하면 사실과 다르다.  

판결을 소개할 때는 피고인별 혐의와 확정 여부를 나누고, 대법원의 파기환송과 대전지법의 파기환송심 결과도 구분해야 한다.  


현장 안전에서 남는 과제


법적 지위가 다르더라도 발주자와 시공사, 하도급업체가 위험 정보를 나누고 역할을 명확히 해야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전기 시험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작업은 작업 책임자와 접근 통제 범위, 보호구, 비상 중지 권한을 사전에 문서로 확인해야 한다.  

안전회의와 서류 승인이 형식에 그치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발견된 위험이 누구에게 전달되고 언제 조치됐는지 기록이 이어져야 한다.  

이번 판결은 발주자와 도급인의 경계를 보여주지만 개별 현장의 계약 구조와 실질적 관리 권한이 다르면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사고의 교훈은 무죄와 유죄라는 한 단어보다 위험을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주체가 누구이며 그 의무가 현장에서 작동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참고자료

- [신서천화력 사망 사고 파기환송심서 중부발전 무죄](https://www.khan.co.kr/article/202610221617001) · 경향신문 · 2026-10-22

- [대법, 중부발전은 도급인 아닌 공사발주자](https://www.yna.co.kr/view/AKR20260807125500004) · 연합뉴스 · 2026-08-09

- [신서천화력 사고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 해설](https://www.legal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511) · 리걸타임즈 · 2026-08-10